매일 건너는 다리가 언제 지어졌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다리는 한 번 놓이면 수십 년을 버티는 시설이라, 지금 우리가 건너는 다리의 상당수는 우리보다 나이가 많습니다.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교량 현황 데이터(2025년 12월 31일 기준) 에는 전국 교량 4만 499개가 들어 있습니다. 이 중 준공연도가 적힌 4만 461개를 연대별로 나눠, 우리나라 다리들이 언제 놓였고 지금 얼마나 나이를 먹었는지 살펴봤습니다.
다리는 1990~2000년대에 한꺼번에 놓였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특정 시기에 몰려 있다는 점입니다. 1990년대에 준공된 다리가 1만 11개, 2000년대가 1만 4,287개로 두 시기를 합치면 2만 4,298개, 전체의 60.1% 입니다.
국토교통부 교량 현황(2025-12-31 기준) · 준공연도가 있는 40,46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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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분 | 준공 연대별 교량 수(개) |
|---|---|
| 1920년대 | 5 |
| 1930년대 | 17 |
| 1940년대 | 23 |
| 1950년대 | 26 |
| 1960년대 | 302 |
| 1970년대 | 1,202 |
| 1980년대 | 2,968 |
| 1990년대 | 10,011 |
| 2000년대 | 14,287 |
| 2010년대 | 9,594 |
| 2020년대 | 2,026 |
1980년대까지는 연대마다 수백~수천 개 수준이다가 1990년대에 1만 개를 넘깁니다. 고속도로와 국도망이 빠르게 늘어난 시기와 겹칩니다. 2020년대는 아직 6년밖에 지나지 않아 2,026개에 그쳤습니다.
가장 오래된 다리는 1920년에 준공된 것으로 기록돼 있고, 1950년 이전에 놓인 다리도 45개가 아직 현황에 남아 있습니다.

30년 넘은 다리 1만 1,039개
2026년을 기준으로 준공 후 30년이 지난(1996년 이전 준공) 다리는 1만 1,039개, 전체의 27.3% 입니다. 50년을 넘긴 다리(1976년 이전 준공)도 1,181개입니다.
지금은 네 개 중 하나 정도지만, 위 그래프를 보면 앞으로가 더 문제입니다.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에 놓인 2만여 개가 앞으로 10~20년 사이에 차례로 30년 선을 넘기 때문입니다. 노후 교량은 해마다 조금씩이 아니라, 한 시기에 몰려서 늘어나게 됩니다.
누가 관리하는 도로냐에 따라 세 배 차이
같은 다리라도 어느 도로에 놓였는지에 따라 나이가 크게 다릅니다.
고속국도(1만 1,419개)와 일반국도(9,233개)의 다리는 30년 넘은 비율이 각각 15.8%, 13.2%에 그칩니다. 평균 나이도 20년 안팎입니다. 반면 시도·군도·지방도에 놓인 다리는 40%를 넘고, 자치구가 관리하는 구도는 771개 중 절반에 가까운 49.7%가 30년을 넘겼습니다. 평균 나이도 28~30년입니다.
| 도로 종류 | 교량 수 | 평균 경과연수 | 30년 이상 비율 |
|---|---|---|---|
| 고속국도 | 11,419 | 19.9년 | 15.8% |
| 일반국도 | 9,233 | 19.4년 | 13.2% |
| 시도 | 6,894 | 28.4년 | 42.9% |
| 군도 | 4,713 | 28.3년 | 42.3% |
| 지방도 | 4,128 | 26.2년 | 40.2% |
| 구도 | 771 | 30.3년 | 49.7% |
고속도로와 국도는 최근에도 새 노선이 계속 생기면서 젊은 다리가 많이 섞이는 반면, 시·군·구 도로의 다리는 한번 놓인 뒤 오래 쓰이는 경우가 많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우리가 동네에서 매일 건너는 작은 다리일수록 나이가 많은 셈입니다.
형식으로 보면: 오래된 다리는 '슬래브교'
다리 형식별로도 차이가 뚜렷합니다. 가장 흔한 형식인 라멘교(9,743개)와 PSCI거더교(9,246개)는 30년 이상 비율이 21.3%, 13.7%입니다. 반면 RC슬래브교(9,027개)는 59.3%, RCT거더교(835개)는 78.8% 가 30년을 넘겼습니다.
철근콘크리트(RC)로 판이나 T자형 보를 만든 형식은 예전에 많이 쓰였고, 최근에는 프리스트레스트 콘크리트(PSC)나 강박스 형식이 늘었습니다. 형식 분포 자체가 곧 건설 시기의 흔적인 셈입니다.
지역별: 서울이 가장 늙었다
시도별로 보면 30년 넘은 다리의 비율은 서울(46.4%) 이 가장 높고, 부산(37.6%), 대전(32.5%), 제주(30.7%)가 뒤를 잇습니다. 가장 낮은 곳은 2012년에 출범한 세종(15.3%)입니다.
서울은 다리 수(787개)는 많지 않지만 도시가 일찍 만들어진 만큼 다리도 일찍 놓였습니다. 교량이 가장 많은 경기도(7,533개)는 신도시와 새 도로가 계속 생기면서 27.2%로 전국 평균 수준입니다.
정리하면
- 전국 교량 4만 499개 중 30년 넘은 다리는 1만 1,039개(27.3%), 50년 넘은 다리는 1,181개입니다.
- 다리의 60%가 1990~2000년대에 놓여, 앞으로 10~20년 사이 노후 교량이 한꺼번에 늘어납니다.
- 고속국도·일반국도보다 시·군·구가 관리하는 도로의 다리가 훨씬 오래됐습니다(30년 이상 40% 이상).
나이가 많다고 곧 위험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리의 안전은 정기 점검과 보수로 관리되고, 이 데이터에는 안전등급이 들어 있지 않습니다. 다만 점검과 보수가 필요한 다리가 어디에, 언제 몰리는지는 숫자로 미리 볼 수 있습니다.
데이터 기준과 한계
- 원천: 국토교통부_교량 현황(공공데이터포털, 2025-12-31 기준). 교량 40,499개, 준공연도 있는 교량 40,461개.
- 30년 이상: 2026년 기준 준공연도 1996년 이전. 평균 경과연수는
2026 − 준공연도의 평균입니다. - 준공연도는 최초 준공 기준이며, 이후 확장·재가설 여부는 반영되지 않습니다. 안전등급은 원본에 포함되지 않아 다루지 않았습니다.